[관련기사]현장, 큐레이터의 전도사! 한미애소장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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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 9 월호 미술잡지 Art & Collector 내용

현장, 큐레이터의 전도사

한국큐레이터연구소 한 미 애 소장

에디터 한마루 사진 박인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큐레이터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은 그녀는 현재 공공미술전시 기획과 큐레이터 교육 양성업무의 베테랑 큐레이터다. 2009년 한국큐레이터 실태조사연구에 따르면 사회의 보편적 인식에서 드러나는 큐레이터란 직업은 미술관의 전시해설사, 전시기획자, 화랑이나 갤러리의 전화도움이, 전시장 지킴이, 작품판매원, 백화점의 윈도우 플래너를 비롯해 비평가, 미학자, 편집자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하다. 수년 전 한 사립미술관 큐레이터 사건으로 전국적 지명도를 획득한 이 직종의 인식 편차는 심지어사기꾼’, ‘(하인)’, ‘다중인격 지식인’, ‘딜러’, ‘중개업자로까지 넓어진다. 이쯤 되면 한국 사회에서 큐레이터는막가는직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 큐레이터들의 현실이고, 그 현실이 지배하는 구체적인 실상은 참혹하다. 본지는 한미애 연구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큐레이터계의 구조와 실태에 대한 대안과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소장님께 가장 많이 가는 질문이다. 국내에 학예사 제도가 있지만 업계에선 떨떠름한 평가다. 이 구조에 대해 나름의 대안이나 제도적 건의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학예사와 갤러리스트, 연구직의 학예사와 이익창출의 갤러리스트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큰 분야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이 두 분야의 구분이 애매하고 학예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하다는데 있다. 또한 학예사 제도를 통해 배출된 인원이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가가 의문이다. 이 애매한 경계를 극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의 간소화와 여러 현창체험이 가능한 대안적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 현장체험을 통해 갖춰야할 능력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어떠한 상황이 주어져도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순발력이 아닐까?

단순 업무일지라도 다방면의 체험을 통해 현실감각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경우 반드시 여러 트레이닝의 절차를 거쳐서 정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상암 DMC Artfence 총감독 외에도 공공미술 성격이 강한 이력을 볼 수 있다. 학부시절 조각전공과 관련 깊을 것 같다.

그렇다. 학부시절 영향이 컸다. 대학원 진학 이후 건물 내부의 장식요소 또는 Fine art가 아닌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전시기획을 살리고자 했다. 건축, 토목, 조경 분야에 예술을 가미된 랜드마크적 요소를 부각시키고 싶었다. 또한 당시 거리나 공원, 지하철 환경 조성은 미술계에서 닿기 힘든 부분이었다. 이를 통해 예술가의 일자리창출을 확대하고 싶었다.

자코메티의 작품이 경매시장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반면, 국내 미술시장에서 조각의 입지는 안타깝다. 최근 경매서도 종종 유찰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물론 공공미술과는 별개로 논의 되어야 할 문제지만 시장이 활성화 되어야 좋은 작가가 나오지 않을까?

그동안 조각가들은 작업에만 몰두했다. 자기 나르시즘이 강한 Fine art에 가까운 모습만을 보여왔다. 공공미술의 등장 이후 성격이 다른 두 분야가 만난 가운데 이를 빨리 포착하고 적응한 작가들은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공공미술이라는 테마를 걸고 기획을 하다보면 아직도 자기 작업에 젖어서 자기성향이 강한 작품을 엄연히 주제가 있는 장소에 갖다놓는다. 컬렉션이나 경매가 활성화 된 이 시기에 조각가들은 자기개념적인 작업보다는 순발력 있게 대중과의 호흡을 맞춰가며 원하는 기호를 적절히 믹싱해야 구매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아부다비 지역 일대에 미술관 건축이 한창이다. 프랭크 게리, 장 누벨 등이 참여하는 유명 미술관들의 분점이 지어질 예정이다. 그에 반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분관은 건축가를 내국인으로 제한, 종친부 복원이라는 국면에 부딪혀 공사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소장님은 세계를 대표하는 국내미술관 설립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계를 대표하는 국내 미술관 설립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살펴봐야 한다. 미술관 설립에 관해 대중들은 적당하거나 결코 낮은 수준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점을 보았을 때 보다 더 확대된 영역에서 설립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국내 지방단체는 세계의 유명미술관 분점을 유치 노력 중이다.

좋은 계획이지만 국내에 해외 유명미술관 분점 유치는 아직 시기상조라 생각된다. 아직 국내는 문화전반적인 하드웨어가 취약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2005년 국공립미술관의 비교연구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 당시 국내 국공립 미술관 5곳에 비해 일본은 당시 500여개의 미술관이 설립되어 있었다. 현재 국내에도 100여개의 미술관이 설립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미술관들이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뒷받침 되는가가 염려된다. 얼마전 일본의 보스턴 미술관 분점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는 설립된 지역의 공간과 미술관 프로그램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다. 만일 미술관 프로그램이 풍성하다면 세계를 대표하는 미술관 설립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종로구의 중앙분리대 관련 회의록을 본적이 있다. 중앙분리대라는 구조물의 역할과 예술작품이라는 시각 차가 큰 것 같다. 또한 문화적 가치의 높고 낮음을 행정가들에게 해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여러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 같은데.

참고로 중앙분리대는 밤이 되면 폭주족으로 인해 인명사고가 자주 일어나자 중앙분리대를 설치를 통해 차와 오토바이를 서행하게끔 하자는 취지였다. 이명박 서울시장 재직 당시 기존과 다른 중앙분리대를 만들어보자는 공모 아래 본인이 건의한 디자인이 채택되었다. 설치 후 디자인이 가미된 중앙분리대가 제 역할을 다하는가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인 반응과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 후 새로운 구청장 취임과 정권 변화 후 또 다른 업체의 디자인 공모로 변화가 생겼지만 중앙분리대만은 변함없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 외 애로사항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국가로부터 행해지는 정책은 한사람에 의해 디자인의 설계부터 결정이 단독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인이 의도한 20%만 반영 되어도 잘 이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와의 협업은 자기의 주관과 고집을 포기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작가와 큐레이터 관계를 악어와 악어새라고 비유했다. 악어 이빨에 낀 게 많아 떼줘야 한다고 말했다. 짐작은 가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본인의 의견을 듣고 싶다.

큐레이터는 작가의 컨텐츠를 항시 숙지하여 자신의 전시 기획에 맞게 발굴해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기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작가와 큐레이터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 말하고 싶다. 서로 보완 충족이 가능해져야 같이 성장해나갈 수 있는 악어와 악어새인 것이다. 악어 이빨에 낀 찌꺼기를 자양분 삼아 악어새인 큐레이터가 성장할 수 있음을 비유했다.

요즘 젊은 작가군에 대한 우려의 말들이 많다. 또한 시장에서 유행을 이끄는 작가군을 바라보며 컬렉터의 수준을 낮춰 보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좋은 작가와 작품을 추천하는 기획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같은 생각이다. 작가들이 작업환경이 힘들다보니 자꾸 얄팍한 쪽을 택하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겉멋이 들고 허세를 부리는 작가들이 늘어났다.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노력 없는 가벼운 철학으로 주변에 평가를 지극히 인식하거나 거들먹거리는 작가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완벽한 철학의 기본바탕 아래 작업에 대한 노동이 가미되어야 자신의 다양한 면들이 작품을 통해 발현되어질 것이다. 이러한 지적을 하는 이유는 큐레이터는 작가를 서포팅을 하는 존재이고 누구보다 그들을 높이 대우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을 맡은 DMC MEDIA ART FESTIVAL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황폐한 거리를 작가들의 작품으로 조성한 상암 DMC Artfence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한 성과로 3회째를 맞이하는 서울 DMC컬처오픈(SeDCO)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시각예술 페스티벌 기획을 의뢰받았다. 이번 기획은 DMC를 예술의 거리로 홍보하기 위한 취지로 5가지 섹션을 가진 아트 페스티벌로 기획했다. 5가지의 감각, ‘오감의 놀이라는 주제를 가진 이번 기획은 인터렉티브한 미디어 오브제와 건물의 파사드 전광판에 작품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미디어 보드전, 선정된 100명의 조각가로 하여금 미디어가 가미된 벤치를 설치하는 미디어 조형 벤치전, 그리고 버려진 일상용품을 오브제로 만든 조형예술작품을 공모해 선정된 5명의 어린이들을 일본 세계어린이미술관 전시에 초청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DMC 국민아트페어는 명칭은 평범하지만 누구나 참여가 가능함을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1평씩 공간을 조성해주면 그 곳에서 작가는 작품을 팔거나 퍼포먼스를 하는 등, 개인이 기획한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작품판매도 가능하며 수익을 모두 가질 수 있기에 젊은 신진작가나 대학생들을 위해 마련해주고 싶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DMC 3일장 같은 친근한 거리를 만들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번에 대구예술대학교 예술기획경영학과에 교수로 초빙되었다. 대구지역일대에 예술경영이나 기획 관련 학과들이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또한 지방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환경 때문에 걱정이 되는 부분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설학과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새롭게 만들어나가고 싶다. 지방 학생들을 양성해서 기획력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 서울지역뿐만이 아닌 국내 지방 미술관 전시기획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